빅터 프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비참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외부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숙고한 후 의도적인 반응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책에 담겨 있음을 익히 들어 알고 있으나, 직접 제 눈으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읽은 마음챙김과 자비 2장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가 어떤 동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정체성이 재조직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태어났다면 이슬람을 종교로 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기독교 문화권에서 태어났다면 기독교 신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정체성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주어진 환경의 소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빅터 프랭클이 이야기하듯이 인간은 스스로가 가치롭게 여기는 동기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자기/타인을 향한 자비라는 동기를 어떻게 함양할 것인지가 이 책의 주요 주제입니다.

훈련하지 않은 마음은 다양한 동기와 감정의 혼란 상태이지만, 의도적으로 어떤 동기와 감정을 배양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이 책의 주된 초점이 될 것이다. 어떻게 자비로운 자기를 배양하고, 이런 관점에서 우리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할 것인지를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의 3장에서 동기를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아직 안 읽었습니다.) 위협과 자기보호, 추동과 자원추구, 진정과 친화가 그것입니다. 쉽게 말해 위험을 피하고, 경쟁이나 성취를 통해 보상을 얻으려 하고, 사회적 유대를 통해 안정감과 친밀감을 경험하는 것이 인간의 주요한 동기라는 것입니다.

동기는 자기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어느 한 동기에 고착되는 정도가 커질수록 삶이 정서적으로 빈곤해지기 쉽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각 동기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상황에 맞게 동기를 택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처한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분석, 추론, 예측할 수 있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인간이 지녔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런 능력을 지나친 자원추구 경쟁이나 자기보호에 활용할 수밖에 없게 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압박을 저자는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듯합니다. 또한 진정과 친화라는 동기에 의해 자기/타인을 향한 자비로운 마음을 가짐으로써 보다 조화로운 내/외적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한 줄 요약: 인간은 상황에 맞게 자신의 동기와 감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고, 자기/타인을 향한 자비로운 마음을 함양함으로써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